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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고려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학부 이동지능연구실 소개

글 : 김대겸 교수(고려대학교) / daekyum@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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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박사를 취득 후 하버드대학교에서 2년간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현재는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로봇 공학자이고, 주로 인공지능을 융합한 로봇 연구를 진행 하였습니다. 본 기고에서는 제가 기존에 진행하였던 몇 가지 연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착용형 로봇과 사용자의 의도 예측 알고리즘을 통한 척수 손상 환자 보조

사람은 원하는 바를 생각하고 행동을 통해 그 생각을 구현합니다. 하지만, 일부 척수 손상 환자들은 물체를 잡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어깨와 팔을 움직여서 손을 물체 앞까지 가져갈 수는 있지만, 손가락에 충분한 힘을 줄 수 없어 물체를 잡지 못합니다. 이에 따라, 물을 마시고 밥을 먹는 등의 일상 생활에 큰 제약이 생깁니다.

착용형 손 로봇은 이러한 환자들에게 충분한 힘을 제공하여 원하는 물체를 잡도록 돕기 위해 개발 되었습니다. 착용형 손 로봇이 착용자를 원활히 보조하기 위해서는 착용자가 물체를 잡고자 하는지를 미리 예측하여야 합니다. 이를 착용자의 물체를 잡고자 하는 “의도”를 예측한다고 정의 합니다.

물체를 잡고자 하는 의도를 예측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생체 신호 또는 기계적 센서를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왔습니다. 예를 들어 뇌파나 근전도 신호를 분석하여 손 로봇을 착용한 착용자가 물체를 잡고자 하는지를 예측하거나, 버튼을 착용자가 누름으로써 물체를 잡고자 하는 의도를 시스템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의도를 예측하는 방법은 위의 방법과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도를 판단할 때 그 사람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사람과 주위 환경과의 상관성을 통합적으로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도로를 향해 서서 손을 흔들고 있고 그 앞에 택시가 오고 있다면, 우리는 이 사람이 택시를 잡고자 하는 의도가 있음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의도를 판단하는 방법론을 딥러닝을 통하여 사람이 물체를 잡고자 하는 의도를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 하였습니다. 안경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사람의 손 움직임과 물체를 촬영합니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촬영된 영상 정보를 입력값으로 사용하여 그 사람의 의도를 예측하게 됩니다. 예측된 의도에 부합하도록 착용형 손 로봇은 구동이 되고, 척수 손상 환자의 손가락을 움직여서 물체를 잡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림> 카메라를 사용한 척수 손상 환자 의도 인식 시스템


재밌는 점은, 한 가지의 물체만으로 데이터를 모아 학습 시킨 딥러닝 알고리즘이 다양한 물체를 잡을 때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딥러닝 알고리즘이 학습에 사용된 특정 물체를 인식(object recognition)하는 것이 아니라, 손의 움직임과 물체와 손의 상관관계를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가 위에 예를 들었던 택시를 잡을 때 사람의 행동, 그리고 앞에 있는 택시와 사람의 상호작용을 보고 의도를 판단하는 사람의 방식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론을 통해 척수 손상 환자는 추가적인 센서, 또는 버튼을 누르기 위한 수고가 없이도 자연스럽게 원하는 물체를 잡을 수 있습니다.


재활 훈련을 하는 뇌졸중 환자의 재활 개선 상태 예측 알고리즘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 질환은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4위, 미국인의 사망 원인 중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뇌졸중이 발생 후 환자의 50% 이상에게 편마비가 발생하게 되고, 보행 장애를 겪게 됩니다. 보행 능력을 회복하는 것은 뇌졸중 생존자들의 가장 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이들에게 유연한 소재의 착용형 하지 보조 로봇(exosuit)은 전통적인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마비된 발목의 움직임에 도움을 주어 보다 정상적인 보행 메커니즘을 만들어 주어 재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보조 로봇은 재활 병원에서 벗어나 각자의 거주 환경 및 지역 사회에서의 재활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뇌졸중 환자들이 각자의 거주공간 및 지역사회에서 재활 훈련을 할 때 환자의 재활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재활 병원에서 환자들의 상태를 인지할 수 있게 하고 환자 스스로 재활 진행 상태를 트랙킹하게 하여 동기부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행 속도는 환자의 재활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어 왔지만, 환자들이 보행 속도를 내기 위해서 종종 한쪽 골반을 들어 올리거나 다리를 옆으로 돌리는 등의 보상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보행 속도만으로 정확한 보행 생체역학을 구사하고 있는지를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보행의 생체역학을 형성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최근에는 발이 지면을 찰 때 생성하는 추진력을 측정하여 평가하는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발의 추진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실험실 기반 장비를 요구하게 됩니다. 10m를 걷기 위해서는 최소 3-4억의 실험실 장비가 필요하게 되며, 이러한 장비는 환자의 지역 사회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저는 딥러닝을 사용하여 저가의 관성측정센서 (inertial measurement unit)만으로 환자의 거주환경에서 보행 중 추진력을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하였습니다. 보행 추진력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는 대량의 환자 보행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보행 장애 환자들에게 오랜 기간동안 보행을 시키고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환자에게서 소량의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를 통합하여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전 학습 시켰습니다. 이후,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 기법을 통해 환자 개개인의 소량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재차 학습 시켰습니다. 이를 fine-tuning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그 결과로, 기존에 관성측정센서를 사용한 보행 추진력 측정 연구 및 일반적인 딥러닝 알고리즘 대비 최소 2배 이상 에러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개발된 딥러닝 알고리즘은 실제 뇌졸중 환자들이 착용형 하지 보조 로봇을 사용하여 각자의 지역사회에서 1달간의 재활을 진행할 때 얻은 데이터를 통해 검증을 하였고, 실제 보행 추진력의 변화와 0.845의 상관 관계(Pearson correlation)로 유사하게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착용형 하지 보조 로봇 기반 지역 사회 재활 프로그램 및 관성 측정 센서 기반 보행 추진력 예측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



이동지능연구실의 연구 목표

위에서 소개 시켜 드린 연구는 사람의 의도 예측, 사람의 생체역학 및 동역학 예측 정보를 착용형 보조 로봇에 적용하는 사례였습니다. 이러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착용형 보조 로봇 뿐만 아니라 모바일 로봇, 로봇 팔 등 다양한 로봇 플랫폼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사전에 예측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으로써 사용 또한 가능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러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착용형 로봇, 모바일/서비스 로봇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사람을 돕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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